최경주(41·SK텔레콤)는 2011년 한국 골프의 주인공이었다. 5월 17일 ‘제5의 메이저대회’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17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1.5m짜리 파퍼트를 성공했다. 상금이 무려 171만 달러(약 19억6000만원)나 됐다. 10월에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를 창설했다. K.J. CHOI 인비테이셔널의 출범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못잖은 업적이다.
최경주는 “시작이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최고 대회로 성장시킬 초석을 잘 쌓았다”고 했다. 최경주는 휴대전화 없는 대회를 만들겠다는 강수를 둬 성공시키는 뚝심도 보여줬다. 또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의 초대 우승자가 됐다.
최나연(24·SK텔레콤)은 10월 17일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에서 우승해 LPGA 투어 한국(계) 100승 기념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성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100승을 눈앞에 두고서는 긴장감 때문인지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졌다. 그러나 결국 최나연이 청야니(22·대만)를 이기고 우승하면서 수렁에 빠진 한국 여자골프를 구해 냈다. 100승은 여러 선수의 합작품인데 최나연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양용은(39·KB국민은행)은 올해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도 2011년 한국 골프계에 중요한 승자다. 7월에 열린 한국과 일본의 골프 대항전에 자원등판한 점 때문이다. 올해 한·일전에는 상금도 없고 해외파 선수를 데려올 때 주던 초청료도 없었다. 백의종군한 양용은은 3승을 거둬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한·일전이 라이더컵처럼 권위 있는 대회가 된다면 골프 역사가들은 양용은의 희생정신을 얘기할 것이다.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세계랭킹이 25위까지 올라갔다. 12월 열린 네드뱅크 챌린지에서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34·잉글랜드)와 동반 라운드를 하면서 판정승한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김경태는 미국 PGA 투어 Q스쿨(투어 출전 자격 테스트)에 응시하지 않았다. 내년 초청 대회에 나가서 번 상금만으로도 시드를 딸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타이거 우즈처럼 Q스쿨 없이 PGA 투어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다. 가능성은 매우 크며, 그렇게 된다면 Q스쿨을 거치지 않은 첫 한국 선수가 된다.
김하늘(23·BC카드)은 올해 3년간의 슬럼프를 끊고 다승과 상금왕, 대상 등 3관왕에 올랐다. 김경태처럼 Q스쿨 없이 초청대회에서 우승해서 직행하겠다는 욕심이다.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과 안선주(24)는 일본 투어 남녀 상금왕이 됐다.
올해 골프계엔 그늘도 있었다. 허리 부상 등으로 우승 없이 한 해를 보낸 지존 신지애(23·미래에셋)는 세계랭킹 7위까지 하락했다. 유소연(21·한화)은 올해 7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두 차례(9월 4일 한화금융 클래식, 10월 15일 진로하이트 챔피언십)나 규칙 위반을 범했다. KLPGA는 올해 내내 내분으로 모처럼 일던 흥행의 불을 스스로 껐다. 올 초에는 선종구 회장이 사퇴했고 ‘날치기 회장 선출 시비’가 벌어지는 등 소란한 한 해를 보냈다.
남자 쪽인 KPGA도 사정이 좋지 않다. “유능한 회장을 모셔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11월 23일 당선된 이명하(54) 회장 당선자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능력 있는 회장 유치는커녕 기존 대회도 떨어져 나가는 상황이다.
성호준 기자
최경주는 “시작이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최고 대회로 성장시킬 초석을 잘 쌓았다”고 했다. 최경주는 휴대전화 없는 대회를 만들겠다는 강수를 둬 성공시키는 뚝심도 보여줬다. 또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의 초대 우승자가 됐다.
최나연(24·SK텔레콤)은 10월 17일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에서 우승해 LPGA 투어 한국(계) 100승 기념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성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100승을 눈앞에 두고서는 긴장감 때문인지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졌다. 그러나 결국 최나연이 청야니(22·대만)를 이기고 우승하면서 수렁에 빠진 한국 여자골프를 구해 냈다. 100승은 여러 선수의 합작품인데 최나연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양용은(39·KB국민은행)은 올해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도 2011년 한국 골프계에 중요한 승자다. 7월에 열린 한국과 일본의 골프 대항전에 자원등판한 점 때문이다. 올해 한·일전에는 상금도 없고 해외파 선수를 데려올 때 주던 초청료도 없었다. 백의종군한 양용은은 3승을 거둬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한·일전이 라이더컵처럼 권위 있는 대회가 된다면 골프 역사가들은 양용은의 희생정신을 얘기할 것이다.
김하늘(23·BC카드)은 올해 3년간의 슬럼프를 끊고 다승과 상금왕, 대상 등 3관왕에 올랐다. 김경태처럼 Q스쿨 없이 초청대회에서 우승해서 직행하겠다는 욕심이다.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과 안선주(24)는 일본 투어 남녀 상금왕이 됐다.
올해 골프계엔 그늘도 있었다. 허리 부상 등으로 우승 없이 한 해를 보낸 지존 신지애(23·미래에셋)는 세계랭킹 7위까지 하락했다. 유소연(21·한화)은 올해 7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두 차례(9월 4일 한화금융 클래식, 10월 15일 진로하이트 챔피언십)나 규칙 위반을 범했다. KLPGA는 올해 내내 내분으로 모처럼 일던 흥행의 불을 스스로 껐다. 올 초에는 선종구 회장이 사퇴했고 ‘날치기 회장 선출 시비’가 벌어지는 등 소란한 한 해를 보냈다.
남자 쪽인 KPGA도 사정이 좋지 않다. “유능한 회장을 모셔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11월 23일 당선된 이명하(54) 회장 당선자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능력 있는 회장 유치는커녕 기존 대회도 떨어져 나가는 상황이다.
성호준 기자